밤하늘에서 미래를 읽다.
하늘의 움직임과 별들의 위치를 관찰해서 국가의 운명이나 개인의 운명을 예언하고는 했던 점성술은 이집트나 바빌로니아에서 처음 태동했습니다. 황도 12궁위에 놓여있는 태양의 위치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5행성, 또 우리와 가장 가까운 달의 운행이 점성술의 기본 근거였습니다. 여기에 일식이나 월식, 혜성이나 유성이 출몰하는 것들을 참고해서 예언이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요즘의 점성술은 사실 12성좌를 이용한 별자리 운세가 가장 생각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고기자리인 저도 물고기자리의 운세를 살펴보기도 하죠. 물론 재미로요. 하지만 점성술은 12성좌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점성술의 발전은 실제로 천문학의 발전에 기여를 많이 했습니다. 별자리를 관측하다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특정한 별들이 등장하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달력이 만들어지는데 기여를 하게 됩니다. 달력은 천문학의 발달로 만들어진 산물이지요. 물론 별만이 달력이 만들어지는데 모든 일조를 기여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영향을 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관측을 하던 중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규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별들 중에 다섯 개만이 다른 별 보다 더 밝고 깜빡거리지도 않으면서 이상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것들을 행성이라고 이름 붙이게 되죠. 바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입니다.
규칙적으로 계절의 변화에 등장하는 별들과 달리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별들의 위치를 보며 신의 모습을 보고 점성술을 발전시키게 되는데 일조를 하게 됩니다. 태양과 달을 더해서 일곱 개의 행성을 관찰하여 신이 보여주는 사물의 징조를 읽게 된 것이지요. 또 여기에 일식이나 월식 등이 합쳐지고, 유성이나 혜성의 등장을 더해서 국가의 존위나 운명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점들이 탄생되게 됩니다. 그리고 점성술을 행하는 사람들은 국가에서 사제 계급으로 등용되고 그들만의 전유물이 됩니다. 또 권력의 비호를 받게 되죠. 이만큼 점성술은 과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태양은 항성이고 달은 위성이며, 다른 것이 행상이지만 과거에는 지동설이 주장되기 전이기 때문에 모두 행성으로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의 빛깔이나 위치로 길흉을 점치는 것이 많았습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시작된 점성술은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천문현상으로 운명을 미리 알고자 했던 점성술이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성행하던 역사가 있습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역대 군주는 천문현상에 항상 유의했다고 합니다. 천문현상은 지상 현상과 아울러 자세히 기록하여 두었고 같은 현상이 일어났을 때 점성술에 적용할 준비를 하였다고 하죠.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관측 기록은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법 많은 기록이 등장할 정도로 점성술과 천문을 관측하여 기록하던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과거 신라에서는 첨성대를 지어 별자리를 관측하기도 했죠. (물론 다른 글에서는 첨성대가 실제로 천문을 관측하기 위해 지어졌는지에 대한 다른 의견이 있는 글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그 용도를 가지고만 본다면 말이죠.)
점성술의 쇠퇴
점성술은 이렇게 오래전에 만들어져서 국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도 되었지만 종교가 발전함에 따라 점점 쇠퇴하게 됩니다. 특히 기독교나 이슬람 등의 종교가 전파되며 점성술은 점점 비난받는 미신의 영역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점성술이 사람을 잠재적으로 잘못 인도하고 우상숭배나 잘못된 것을 믿는 그릇된 종교의식이라는 관념이 생겨나게 됩니다. 사실 점성술이 천문학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우주적이고 상징적인 과학으로서의 통찰력을 제공했고 우주를 관측하며 계절의 흐름을 읽어내는 등에 일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상이나 오류에 집착을 하게 된다는 이유로 배척당하게 되죠.
바빌로니아나 이집트에서 발전했던 점성술은 특히 기독교나 이슬람이 전파됨에 따라 더욱 심하게 배척당하고 미신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신비한 우주를 관측하고 세상의 모든 것은 보편적으로 천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관점에서 하나의 상식으로 통했던 점성술은 하늘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는 사상이라는 점에서 점성술을 단순히 종교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기보다는 우주를 통해 나와 국가를 알고자 했던 노력이었음이 다른 종교의 발전으로 미신과 배척의 대상으로 변하는 점에서는 참으로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무신론자이기 때문에 이런 말을 쉽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분명히 점성술은 과거 천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종교였고, 우주를 통해 나를 알아가는 종교였음을 말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점성술은 이렇게 기독교나 이슬람의 전파로만 배척당한 것은 아닙니다. 정말로 천문학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던 점성술이 천문학이 고도로 발달하면서도 미신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천문학의 발달로 인해서 신이라 믿던 태양, 달, 금성, 수성, 화성, 목성, 토성의 운행의 비밀이 밝혀지고 지동설이 등장하면서 우주 전반의 움직임이 하나 둘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불변하는 것들 중 특별한 움직임을 가진 것들을 통해서 점을 치던 점성술에는 큰 타격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혜성의 비밀과 유성의 비밀도 밝혀지죠.
물론 초기에는 점성술을 변호하던 이들에 의해 많이 변호하기도 했지만 점성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역사의 무대에서 자리를 과학에게 내주고 밀려나게 됩니다. 천문 법칙이 하나 둘 알려지면서 일부 특정 계층에게 제공되던 점성술의 비밀이 밝혀지고 권위가 떨어져 감에 따라 이제는 재미로 보는 미신에 그칠 정도로 남겨지게 되고야 말았습니다.
잘못된 길을 제시해주는 것에는 분명히 좋지 못한 면이 있으나 초기 과학의 발전에 기여를 했던 점성술은 숱한 문화유산과 기록 등을 남기고 과거 우리 사람들과 떼려야 뗄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하늘을 관측하고 나의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별을 어떤 대상으로 바라보았는지. 그들에게 밤하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는지를 점성술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잘 알려주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요 근래는 별 보기가 참 쉽지 않죠? 우리의 선조는 지금의 밤하늘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실까요? 그들에게 별들이 어떤 존재였는지 생각해본다면 그들이 얼마나 안타까워할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자명 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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